
지이코노미 유주언 기자 | 고성엔지니어링이 AI 전문기업 DDE와 협력해 네트워크나 GPS 없이도 자율비행이 가능한 ‘AI 드론’을 선보였다. 실내에서 사람의 음성 명령을 인식해 스스로 판단·실행하는 기술을 구현하며, AI 기반 방위산업 시장 진출의 신호탄을 쐈다.
로봇 SI·AI 솔루션 전문기업 고성엔지니어링은 22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전자전(KES 2025)’에서 DDE와 함께 개발한 AI 드론을 처음 공개했다. 올해 56회를 맞은 한국전자전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가 주관하는 국내 최대 전자·IT 박람회다.
고성엔지니어링이 이번에 선보인 기술은 인터넷이 없는 오프라인 환경에서도 ▲드론 ▲MOMA(모바일 매니퓰레이터 로봇) ▲스마트체어가 서로 연동되는 ‘ON Device Swarm AI’ 방식이다.
스마트체어 이용자가 음성으로 화재 탐색을 지시하면 드론이 공간을 탐색하고, MOMA가 소화기를 옮겨 화재를 진화하는 시나리오로 구성됐다. AI가 사람의 명령을 듣고 시각 정보를 기반으로 스스로 판단·행동하는 VLA(Vision-Language-Action) 모델을 실제 구현했다는 점에서 기술적 진전이 크다는 평가다.
이날 선보인 드론은 관람객 안전을 고려해 실내 공간에서 시연됐지만, GPS 신호가 전혀 없는 환경에서도 비전 카메라만으로 사물을 인식하고 자체 좌표를 생성해 완전 자율비행을 구현했다.
양사 관계자는 “이번 기술은 네트워크가 끊기거나 전파가 방해되는 상황에서도 스스로 판단해 움직일 수 있는 ‘GPS-Denied’ 드론”이라며 “실내뿐 아니라 야외에서도 방산·재난 대응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에는 유럽 주요 산업계 인사들의 방문도 예정돼 있다. 룩셈부르크 산업연맹(FEDIL) 알렉스 슈만 부회장, 데이터 인프라 공기업 룩스코넥트(LuxConnect) 폴 콘스부룩 CEO, 현지 언론사 RTL의 크리스토프 구센 CEO 등으로 구성된 대표단이 23일 고성엔지니어링 부스를 찾을 예정이다.
이들은 AI 드론 산업 현황을 점검하고, 향후 유럽 내 기술 협력 가능성을 타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MarketsandMarkets)에 따르면, 글로벌 군용 드론 시장 규모는 2025년 약 158억 달러(한화 약 22조6천억 원)에서 2030년 228억 달러(약 32조6천억 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보고서는 인공지능과 자율주행, 군집 기술 발전이 드론의 활용 범위를 넓히고, 정보·감시·정찰(ISR) 수요 증가가 시장 성장을 이끌 것으로 분석했다.
고성엔지니어링은 2023년 타임폴리오자산운용으로부터 150억 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으며, 삼성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해 IPO를 추진 중이다. 2027년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AI 드론을 핵심 사업축으로 육성하고 있다.
최창신 고성엔지니어링 대표는 “자동화 설비와 로봇 통합 기술을 기반으로 올해부터 모빌리티 분야로 사업을 확장해왔다”며 “드론은 향후 글로벌 안보의 핵심이자 방위산업의 중심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AI와 로봇, 모빌리티를 융합한 기술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고, 한국형 방산 드론 생태계의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