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오명숙 기자 | 보성군이 11월 들어 축제의 흥겨움, 이웃 나눔의 온기, 지역 예술의 창작 에너지까지 더해지며 공동체의 힘을 다시 보여주고 있다. 조성면에서 열린 ‘제14회 동로성 축제’를 시작으로 지역사회 기부 활동, 그리고 창작 액터뮤직 공연 소식까지 이어지며 군민들의 일상에 활기를 더하고 있다.
지난 14일 조성면 (구)조성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제14회 동로성 축제’에는 면민과 향우, 관광객 등 1,000여 명이 모이며 성황을 이뤘다. 동로·조양 지역의 오랜 역사를 되새기고, 주민들이 한데 어울려 정을 나누는 자리로 꾸려졌다.
행사는 농악단과 군립국악단 공연으로 문을 열었고, 마을별 대항 체육대회에서는 새끼꼬기, 줄다리기, 목표물 넘기기 등 전통놀이가 펼쳐져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줄다리기 우승팀에 ‘돼지 한 마리’가 부상으로 전달되며 현장이 한바탕 들썩이기도 했다.
오후 무대에서는 면민 노래자랑이 열려 지역민들의 재치와 끼가 빛났다. 인기상부터 최우수상까지 다양한 시상이 이어졌고, 초청 가수 현숙의 무대가 분위기를 정점으로 끌어올렸다. 축제장 한편에서 운영된 농특산물 전시·판매 부스는 방문객들에게 신선한 농산물을 제공하며 지역 경제에도 힘을 보탰다.
조성면은 백제 말기 유민 항로의 배경이 된 역사적 장소이자, 이순신 장군이 정유재란 당시 군량미를 조달했던 지역으로 기록돼 역사적 의미도 크다.
김중현 추진위원장은 “선조들의 얼을 잇는 소중한 축제”라고 했고, 정인숙 면장은 “지역의 자긍심을 높이는 자리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축제의 열기가 채 가시기도 전에 따뜻한 기부 소식도 전해졌다. 지난 13일 보성군기독교연합회가 ‘한마음 나눔 축제’ 수익금 전액인 1,450만 원을 취약계층 지원을 위해 기탁했다.
이 축제는 지난 8일 녹차골보성향토시장에서 20여 교회 성도들이 참여해 음식, 체험, 판매 부스를 운영한 행사로, 수익 전부가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위한 성금으로 쓰인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해당 성금은 12개 읍·면 희망드림협의체를 통해 생계·주거·의료 등 긴급 지원에 활용될 예정이다.
김철우 군수는 “지역의 온정을 다시 확인한 기탁”이라며 감사 뜻을 전했고, 구규승 회장은 “앞으로도 나눔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문화 소식도 이어진다. 채동선실내악단의 창작 액터뮤직 작품 'Song of 동물음악대'가 오는 27~28일 채동선음악당에서 3회 공연된다.
보성 출신 민족 작곡가 채동선의 음악 정신을 잇고자 제작된 이번 작품은 서양 클래식과 한국적 정서가 결합된 창작 음악극이다. 생상스의 '동물의 사육제'와 이영조의 '동물음악대'를 기반으로 ‘평화’를 찾아 나서는 동물들의 여정을 통해 삶과 공존의 메시지를 전한다.
특히 배우 대신 전문 연주자들이 직접 연주와 연기를 함께 수행하는 독특한 형식이 눈길을 끈다. 악기와 몸짓, 표정을 결합해 만들어내는 서사는 관객에게 음악극의 생동감과 몰입감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정호 예술감독은 “연주자들이 음악으로 말하고 관객이 마음으로 듣는 공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면의 동로성 축제가 지역 화합의 장을 열었고, 기독교연합회의 성금 기탁이 따뜻한 공동체의 본모습을 보여줬다. 이어 창작 음악극 공연이 보성의 문화적 깊이를 더하며, 11월의 보성은 활기와 온기, 예술이 교차하는 풍성한 한 달을 이어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