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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칼럼] 2025 ESG 결산과 2026 전망 — “다시 사람으로 돌아가자”

2025년 한국의 ESG는 화려한 구호에 비해 실질이 부족한 한 해였다. 기업들은 ESG보고서를 더욱 두껍게 만들었지만, 정작 국민이 체감하는 변화는 거의 없었다. 탄소중립, 친환경 캠페인, 지속가능 포장 등 말은 넘쳤으나 생활 속 실천은 미미했다. ESG가 생활이 아닌 마케팅이 되는 순간, 그 가치는 빠르게 공허해진다. ESG생활연구소(소장 정인자)는 2025년을 이렇게 평가한다.

 

“ESG는 있었지만, 사람이 없었다.”

 

ESG의 핵심은 기술도, 점수도, 인증도 아니다. 결국 사람과 생활, 그리고 신뢰다. 그러나 올해 ESG 트렌드는 다시 기업 중심으로 회귀하며 본질에서 멀어졌다. 기업의 공시제도는 숫자놀음이 되었고, 중소기업은 ESG를 여전히 부담으로만 여긴다. 국민 역시 ESG를 ‘우리 삶과 무관한 대기업 언어’로 인식하고 있다. 이 간극을 줄이지 않는 한 한국 ESG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

 

2026년 ESG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방향을 완전히 전환해야 한다. ESG생활연구소는 내년 ESG의 핵심 키워드를 생활·투명성·신뢰·로컬·사람으로 제안한다.

 

첫째, 생활 ESG다. ESG는 원래 혁신이 아니라 생활혁신이다. 플라스틱을 얼마나 줄였는가, 지역시장과 동네 식당을 얼마나 이용했는가, 에너지를 어떻게 아꼈는가—이러한 선택의 총합이 ESG의 진짜 성적표다. 기업 중심 ESG에서 시민 참여형 ESG로 전환될 때 ESG는 비로소 힘을 갖는다.

 

둘째, 투명성 회복이다. ESG 보고서에서 과장은 줄고 정직함이 늘어야 한다. 잘한 것은 잘했다고 쓰되, 못한 것은 못했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 정부는 가짜 ESG를 걸러낼 기준을 세우고, 소비자는 정직한 기업을 선택해야 한다.

 

셋째, ESG의 자본은 신뢰다. 내부 직원과의 신뢰, 고객과의 신뢰, 지역사회와의 신뢰. 기술보다 신뢰가 ESG의 본질임을 다시 확인해야 한다.

 

넷째, 로컬 ESG, 즉 지역 중심 ESG가 부상할 것이다. 지역시장·지역농산물·지역기업을 살리는 선택은 곧 탄소를 줄이고, 지역경제를 살리고, 공동체를 지키는 ESG가 된다. 서울 중심의 ESG 시대는 이미 끝났다.

 

마지막으로, 사람 ESG다. ESG의 출발점은 언제나 인간 존엄이어야 한다. 직원이 존중받는 회사, 소비자가 기만당하지 않는 시장, 지역 주민의 삶이 나아지는 경제. ESG가 사람을 떠나면 존재 이유가 없다.

 

2025년 ESG는 화려했지만 공허했다. 그러나 2026년은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는 해가 되어야 한다. ESG생활연구소는 다음 한 문장을 올해의 결론으로 제안한다.

 

‘내가 사는 방식이 곧 ESG다.’

 

2026년 한국의 ESG는 기업의 전략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생활이 되어야 한다. ESG는 결국 사람의 이야기이며, 사람을 지키는 선택에서 시작된다.

 

 

서주원

 

G.ECONOMY ESG전문기자

前 KBS 방송작가

소설가

ESG생활연구소 상임고문

월간 ‘아리랑’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