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해남의 겨울이 심상치 않다. 바닷바람이 매서운 계절인데도, 운동장과 체육관 주변은 오히려 사람 발길로 뜨겁다. 동계 전지훈련을 위해 전국 각지에서 선수단이 몰려들면서, 조용하던 겨울 골목상권에도 모처럼 활기가 번지고 있다.
해남군은 2025~2026 동계 전지훈련 시즌에 12개 종목, 연인원 4만1000여 명을 유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보다 1만 명 이상 늘어난 규모로, 훈련팀 증가를 넘어 지역 전체가 체감할 만큼 판이 커졌다는 게 현장의 분위기다.
이번 시즌 유치 확대의 배경으로는 시설 확충이 꼽힌다. 삼산면에 조성한 해남스포츠파크와 해남읍 구교체육관이 완공되면서, 전지훈련 종목도 넓어지고 수용 규모도 한층 커졌다. 훈련 환경이 좋아지니 자연스럽게 팀들이 모이고, 그 흐름이 또 다른 유치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만들어지고 있다.
전지훈련단이 들어오면 가장 먼저 반응하는 곳은 ‘밥집’이다. 숙소 주변 식당들은 점심·저녁 시간대가 바빠지고, 단체 예약이 늘면서 겨울 장사 분위기가 달라진다. 여기에 숙박업소도 덩달아 움직인다.
선수단만 오는 게 아니라 학부모와 관계자들이 함께 찾는 경우가 많아, 숙박과 식사가 동시에 돌아간다. 관광 비수기라 한산했던 겨울철 지역경제에 전지훈련이 단비 역할을 한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해남군이 이번 시즌 특히 공을 들이는 건 ‘훈련만 하고 돌아가는 전지훈련’이 아니라는 점이다. 군은 전지훈련단을 대상으로 훈련과 관광을 묶은 특화 프로그램 ‘해남 스포투어(Spo-tour)’를 본격 가동하고 있다. 이름부터 운동(Sports)과 여행(Tour)을 합친 형태로, 해남이 내세우는 스포츠 관광 전략의 핵심 축이다.
스포투어는 훈련 외 시간대를 활용해 해남의 대표 관광지를 둘러보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공룡박물관과 땅끝마을, 우수영 관광지 등 해남을 대표하는 코스가 포함돼 있다. “전지훈련 왔다가 관광까지 한다”는 말이 과장이 아닌 셈이다.
여기에 체험 프로그램도 붙는다. 지역 내 체험 농가·업체와 연결해 고구마빵 만들기, 장담그기 같은 손맛 체험을 돕고, 웰니스 체험 활동도 함께 지원한다. 반복되는 훈련 일정에 지친 선수들에게는 잠깐 숨을 고를 수 있는 시간이 되고, 지역 입장에서는 방문객 체류 시간을 늘리는 효과가 생긴다. 결국 선수단 만족도와 지역 소비가 함께 올라가는 구조다.
눈길을 끄는 건 스포투어가 ‘관광 안내’ 수준에서 멈추지 않는다는 점이다. 훈련장에서 관광지로 이어지는 동선이 매끄럽게 이어지면서, 해남 명소를 둘러보는 재미에 체험 소비까지 자연스럽게 붙는다. 전지훈련이 잠깐 들렀다 가는 일정이 아니라, “다음에도 해남으로 가자”는 말이 나오게 만드는 구성이란 얘기다.
군은 선수단이 최상의 컨디션으로 훈련에 집중할 수 있도록 기본 관리도 강화하고 있다. 숙박시설과 음식점을 대상으로 일제 위생 점검에 나선 가운데, 식재료의 위생적 관리와 유통기한 준수 여부를 꼼꼼히 살피고 있다. 객실과 침구류 청결 상태 점검도 병행하며, 영업자 친절 교육까지 포함해 전반적인 서비스 수준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특히 식중독 예방을 위한 대응이 눈길을 끈다. APT(간이 오염도 측정) 장비를 활용해 실시간 점검을 병행하면서, 선수단과 학부모, 지도자들이 보다 안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전지훈련은 경기력만큼이나 컨디션이 중요하다. 작은 불편이나 위생 문제 하나가 팀 전체 일정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이런 관리 체계가 곧 경쟁력이 된다.
해남군은 이번 동계 시즌 전지훈련 유치를 통해 41억 원 이상의 직·간접 경제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지역경제에 ‘숫자’가 전부는 아니지만, 겨울철 상권이 실제로 숨통을 트는 규모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명현관 해남군수는 “해남을 찾은 선수들이 불편함 없이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위생과 안전관리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며 “스포츠 마케팅을 통한 생활인구 유입으로 지역경제에 활력을 더하고, 다시 찾고 싶은 스포츠 관광의 중심지로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해남군은 이번 동계 전지훈련 유치를 계기로 훈련 인프라와 스포투어 프로그램을 엮어 생활인구 유입 효과를 끌어올린다. 숙박·음식점 위생 점검과 안전관리도 이어가 선수단과 방문객이 안심하고 머물 수 있는 겨울 훈련지로 입지를 다져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