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강진군의 농업교육은 계절성 특강에 그치지 않는다. 1년이라는 시간을 통째로 묶어, 농업인과 함께 깊이 들어가고 오래 걸어가는 구조다. 강진원 군수가 내세워온 ‘일 제대로 하는 강진군’의 색깔이 농업기술센터에도 분명히 배어 있다.
2026년, 강진군 농업기술센터는 농업교육의 틀 자체를 바꿨다. 디지털, 전문성, 문화적 감수성을 축으로 삼아 세 갈래, 다섯 개의 장기 과정을 연중 운영한다. 목표는 단순하다. ‘땅을 읽는 사람’에서 ‘판을 짜는 사람’으로, 농업인을 전환시키는 일. 재배 기술만 가르치던 흐름에서 벗어나, 가공·체험·유통·브랜딩까지 하나의 이야기로 꿰어내며, 농업을 산업이자 문화로 다시 짚어가려는 시도가 돋보인다.
가장 눈에 띄는 축은 ‘디지털농업대학’이다. 올해는 발효응용, 한우고도화, 시설딸기 등 3개 과정을 꾸렸다. 강진군이 작목별로 강점을 키우는 동시에, 농업 현장을 스마트화하는 길을 동시에 잡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한우고도화과정은 ICT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축사 운영기술, 정밀 사양관리 등 첨단 축산기술을 중점 교육한다. 사료비와 인건비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감’에 의존하던 축산을 데이터 기반으로 바꾸는 게 핵심이다. 결국 생산성과 효율을 함께 끌어올려 한우농가의 체질을 바꾸겠다는 얘기다.
발효응용과정은 전통장류·식초·전통주 등 미생물을 활용한 발효식품 개발과 실습 중심으로 구성됐다. 농산물을 “잘 키우는 것”에서 끝내지 않고, “잘 팔리는 상품으로 만드는 과정”까지 이어가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농촌형 6차 산업 창업을 준비하는 농업인들에게는 실전형 과정이 될 전망이다.
올해 새롭게 신설된 시설딸기과정은 수경재배, 양액관리, 천적 활용, 환경제어 기술을 종합적으로 다룬다. 기후 변화로 재배 여건이 불안정해진 만큼, 환경을 ‘관리하는 농업’으로 전환하는 흐름을 강진에서도 본격적으로 잡아가겠다는 메시지다.
디지털농업대학 교육은 3월부터 11월까지 매월 2회씩 진행된다. 현장실습과 전문가 특강을 함께 묶어, 교육이 곧바로 농가 기술로 이어지도록 설계한 것도 특징이다.
강진군은 농업을 ‘생산’만으로 보지 않는다. 생활과 치유, 체험과 문화까지 연결하는 교육 과정도 새로 꺼냈다. 올해 처음 선보이는 ‘반려식물 홈가드닝 과정’은 귀농자, 여성 농업인 등을 대상으로 운영된다. 실내 정원 조성법과 반려식물 관리, 원예치유 등으로 꾸려지며, 농업이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교육이라는 점에서 결이 다르다.
여기에 ‘중장년 라이프업 문화교육’도 새롭게 문을 열었다. 에코백 제작, 천연염색, 발효식품 만들기, 캔들·비누 공예, HMR(가정간편식) 개발 실습까지, 손으로 체험하고 몸으로 익히는 콘텐츠들로 채워졌다. 취미의 영역을 넘어, 농촌 체험과 가공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을 수 있도록 설계된 이 과정은 3월부터 11월까지 총 12회에 걸쳐 운영된다.
작목별 맞춤 교육도 빠지지 않는다. 강진군은 블루베리, 샤인머스캣, 양파를 지역특화품목으로 지정하고 연중 2~3회 컨설팅과 기술교육을 추진한다. 마늘, 단감, 만감류, 축산 등 품목별 농업인 교육도 병행한다. 작목별 연구회도 40여 개를 지원해, 현장 농업인이 스스로 기술을 축적하고 확산하는 구조를 만든다.
요즘 농업에서 ‘잘 키우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래서 강진군은 디지털 유통과 브랜드 교육까지 한 번에 묶었다. 정보화 교육은 스마트폰 활용, 유튜브 영상 제작, 숏폼 콘텐츠 제작, AI 활용법 등으로 6회 진행한다. 농업인이 직접 홍보하고 판매까지 연결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과정이다.
농가 맞춤형 브랜드 개발교육도 4월 중 6회 운영한다. 패키징, 스토리텔링, 마케팅 전략 등을 다루며, 농산물의 상품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춘다. 생산에서 유통·소비까지 이어지는 흐름을 농업인이 직접 만들 수 있도록 돕겠다는 뜻이다.
강진원 강진군수의 농업교육 구상은 분명하다. “농업은 결국 사람”이라는 원칙 위에서, 현장 농업인을 키우는 게 군정의 경쟁력이라는 판단이다. 디지털농업대학으로 전문성을 세우고, 생활·문화교육으로 체험과 가공을 넓히며, 브랜드·유통교육으로 시장까지 연결한다. 농업기술센터 교육이 ‘농업인 성장 로드맵’처럼 짜여 있는 이유다.
강진군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이번 장기 교육과정은 기술 전수에 그치지 않고, 농업인의 경영 역량을 키우고 삶의 질을 높이며, 생활 인구를 늘리는 세 가지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기반”이라며 “강진 농업의 미래를 함께 그려가는 교육을 꾸준히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농업 현장은 변화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그 흐름을 먼저 읽고, 교육부터 새로 짜는 강진군의 선택은 결국 ‘현장에서 통하는 농업’을 만들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강진원 군수가 강조해온 ‘일 잘하는 강진군’이 농업교육에서도 어떤 성과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