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ER 양이원·이종수 | 80타대 골퍼도 100타를 훌쩍 넘기게 만드는 악마의 속삭임, 섕크. 연습하다 나와도 당황스럽지만, 특히 라운드 중 섕크가 시작되면 자신감이 뚝 떨어지고 스코어도 망치는 소위 ‘섕크병’으로 발전하기 일쑤다.
재발 가능성도 높아 골퍼라면 절대 경험하고 싶지 않은 미스샷이다. 보통 그린 주변 숏 어프로치처럼 짧은 클럽에서자주 발생하지만, 롱게임 등 긴 클럽에서도 가끔 나오는데, 세계적인 골프선수 레벨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섕크(shank shot)란?
볼이 헤드 페이스에 맞지 않고, 샤프트와 헤드의 연결 부위인 넥에 맞거나, 헤드의 토(Toe) 바깥쪽에 부딪혀 목표보다 한참 우측으로 볼이 출발하게 되는 2가지 경우를 섕크라고 한다.
섕크는 스윙 기술적 오류도 있지만, 몸의 기능적인 문제로 생기기도 한다.
필드에서 안전상의 이유로 볼을 치는 사람의 앞쪽에 서 있으면 안 되지만, 특히 ‘우측 대각선 앞에는 절대 서 있지 말라’고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로프트가 큰 클럽의 넥의 휘어진 부분에 맞는 섕크가 훨씬 잦다. 상대적으로 우드나 드라이버는 ‘Neck에 맞는 섕크’ 미스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Show 섕크 탈출
섕크에서 탈출하려면 일단 섕크가 ‘단진자운동’에서 났는지 ‘이중 진자운동 이상’에서 나는지를 구분하는 게 먼저다.
다음으로는 셋업, 백스윙, 다운스윙으로 스윙 부분을 나눠 원인을 분석한 후 솔루션을 찾는 게 가장 확실하다.
이번 호에서는 ‘단진자운동’ 즉, 코킹이 없는 작은 백스윙에 해당하는 40m 이내의 스윙에서 섕크가 난 경우, 셋업/백스윙/다운스윙에서 어떤 문제가 있을 수 있는지와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찾는 과정을 설명하고자 한다.
(오른손잡이 기준)
※단진자운동 스윙: 코킹이 없는 작은 백스윙에 해당하는 40m 이내의 스윙
※ 이중 진자운동 이상의 스윙: 코킹이 수반되는 하프스윙 이상에 해당하는 최소 50m 이상의 스윙
Case 1 셋업 문제로 발생한 섕크
①셋업 시 상체의 척추를 거의 세운 채, 몸통 회전으로 스윙하는 경우
②셋업 시 어깨 정렬이 타깃보다 과도하게 왼쪽을 가리키는 경우
솔루션 1 기울이거나 바로 서거나 토우 샷을 하거나
상체 기울기를 30° 정도로 기울여 셋업하거나 어깨 정렬을 스퀘어로 바로잡기만 해도 섕크 탈출이 가능하다. 노화나 신체 변형 등으로 어려울 때는 토우 샷을 선택해도 좋다.
토우 샷으로도 고탄도 고스핀 샷은 가능하다
만일 근골격계 변형 및 노화로 인해 위와 같이 척추 기울기를 만들기 어려운 골퍼라면, 토우샷 셋업을 권한다.
상체를 편하게 세우되 그만큼 볼에 가까이 서고, 클럽의 힐 부분을 약간 들어준 후, 클럽의 토우 쪽에 볼을 맞추며, 백스윙과 다운스윙은 직선에 가깝게 하는 방법이다.
무엇보다 이 토우샷 자세로도 고탄도 고스핀 샷은 가능하므로 구질 선택에 제한이 없다는 점! 2022년 6월호 투어프로더블액션 숏 게임 편에서 자세히 다뤘으니 참고하자.
Case 2 백스윙 문제로 발생한 섕크
백스윙 시작 때, 손을 몸쪽으로 과하게 당기거나 밀거나, 아래 팔뚝(전완부, lower arm)을
우측으로 비틀면서 테이크어웨이 한 경우에 발생할 수 있다.
솔루션 2 테이크어웨이 기본기 연습이 필요하다. 즉, 백스윙 시작은 직선에 가까운 구간이므로 ‘헤드가 오른발을 지나기 전까지는 직선으로’ 움직이도록 왜글 해준 후 다운스윙해보자.
솔루션 2-2 위크 그립이 답일 수도 있다
왼손 그립을 (마치 벤 호건처럼) 매우 위크하게 잡으면 백스윙이 시작할 때 아래 팔뚝의 불필요한 회전이 제한돼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립을 바꾸는 건 다소 위험하지만, 왼손 그립은 실제 게임에서도 상황에 따라 가변성이 요구되니 시도해보자. 단, 오른손 그립을 변경하는 건 많은 시간을 요하며, 골프스윙 전체에 영향을 미치므로 신중해야 한다.
솔루션 2-3 어프로치만 하면 ‘갓 태어난 송아지’가 되는 경우
가동성과 유연성 부족으로 백스윙 시 힙을 과도하게 회전하는 골퍼라면 30m 이내 스윙 시, 다음의 방법으로 힙의 과도한 회전을 막아보자.
①백스윙 시 가슴 회전을 절제하고 오른손 힌지를 이용하여 백 스트로크한 다음,
②볼이 맞을 때까지 꺾인 손목을 풀지 않고 몸통 회전으로 볼을 치는 방법이다.
물론 평소 딱딱한 의자에 앉아서 허리를 세우고, 엉덩이가 아닌 가슴을 회전하는 감각을 익히는 것이 좀 더 근본적인 해결방법이다.
Case 3 다운스윙 문제로 발생한 섕크
다운스윙 시, 오른 어깨를 과하게 수평으로 돌리거나(Over the top), 손목과 오른 팔뚝을 과하게 롤링하거나, 또는 너무 세게 쳐서 섕크가 발생하는 경우다.
솔루션 3
아웃인 패스가 발생하기 쉬운 ‘오버 더 톱’은 상급자들이 기술 샷을 시도하다 실수로 발생하는 것 외에는 주로 테크닉이 부족한 초·중급자에게서 자주 보이기 때문에 실수가 반복될 수 있다. 따라서 셋업의 어깨 정렬과 양발의 위치를 오픈스탠스보다는 스퀘어 내지 클로즈드스탠스를 추천한다.
다운스윙 시 팔뚝의 롤링에 의해 원심력이 커지면서 몸의 중심을 잃지 않기 위해서 ‘힙이 같이 회전한다’는 의도(뇌 명령)로 스트로크하면 된다. 이 테크닉은 골프스윙의 기본기로서 필수이므로 익혀두면 꾸준히 도움이 된다.
한편 숏 어프로치를 너무 강하게 치는 초·중급 골퍼들은 평소 리듬감이 부족하고 기능적으로 몸통과 팔의 협응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세게 치는 것’의 주체는 가뜩이나 신경이 몰려있는 ‘손’이라는 점이다. 세게 치려고 할 때 의도했든 아니든 다운스윙에서 오른손을 롤링하는 미스를 내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따라서, 이런 경우는 노래하듯이 스트로크하면서 특히 ‘팔꿈치 힘 빼자!’는 의도를 추가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속으로 ‘하나-둘’ 하며 스윙한다면 ‘하나’에 백스윙, ‘둘’에 다운스윙을 하는 것이다. ‘원-투’도 좋다.
기본 테크닉 훈련법
기본적으로 셋업 시 볼 위치와 정렬을 스윙 목적에 맞게 하고, 팔뚝이 비틀리지 않으면서, 셋업 시 만들어진 ‘샤프트 플레인’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백스윙을 하는 것이 기본적인 테크닉이다.
특히 인체의 아래 팔뚝은 기능 해부학적으로 잘 비틀리도록 2개의 뼈(노뼈, 자뼈)로 구성된 부위이기 때문에 평소 비틀리지 않기 위한 연습이 더 필요하다. 다운스윙 시 ‘엉덩이를 포함한 몸통’의 적절한 회전을 통해 아래 팔뚝(전완부)의 회전을 일부 또는 전부 제한하고, 몸의 무게중심을 지키면서 손이 몸의 중심에서 멀어지지 않도록 연습해두는 게 중요하다.
① 박스나 스틱을 볼 앞에 타깃과 평행하게 놓는다.
② 볼을 페이스의 힐 쪽에 배치하고 셋업한다.
③ 샤프트 플레인에 맞고, 아래팔뚝을 비틀리지 않으며, 왼 겨드랑이가 몸과 떨어지지 않도록 백스윙한다.
④ 다운스윙 시 ‘페이스 중앙을 컨택’하겠다는 의도로 친다.
⑤ 필 미컬슨의 기본 숏 어프로치 연습처럼 왼 손목을 플랫하게 유지하는 팔로우스루를 의도한다.
필드에서 섕크가 나왔을 때의 긴급 처방
필드에서 섕크가 발생하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필드 규정상 에이밍에 도움 되는 스틱이나 박스 등을 사용할 수는 없으므로 별도의 긴급처방이 필요하다.
① 클로즈드스탠스로 선다. 오른발이 왼발보다 2~5㎝ 정도 뒤로 가면 된다.
② 그립은 내려 잡고, 힐 쪽이 약간 들리도록 손목(척골)을 꺾어준다.
③볼은 클럽페이스의 토우 쪽에 둔다.
④ 백스윙은 2가지 방법이 있다. 직후방으로 헤드를 빼면서 가슴 턴을 하거나, 가슴 턴 없이 오른손 손등을 꺾어 힌지를 하는 것이다. (※주의! 30m 이내에만 해당)
⑤ 다운스윙은 힙과 배. 가슴을 ‘동시에’ 볼 쪽으로 회전하며 컨택한다. (하나~두울~)
※ 그래도 섕크가 발생하면 다운스윙 시 힙턴을 하기보다 ‘힙을 옆으로 이동한다’는 의도를 주면서 볼을 컨택하는 것을 추천한다.
투어프로더블액션 이종수·양이원 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