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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이주 배경 영유아 교육, 제도보다 먼저 아이의 소리를 들어야”

충주 신나는어린이집 박은경 원장, 현장에서 본 ‘다 보듬 교육’의 가능성과 과제
“글자보다 노래가 먼저”…언어 습득의 출발선은 귀와 마음

지이코노미 정길종 기자 | 이주 배경 영유아 교육 현장을 지켜보는 사람으로서, 나는 늘 같은 생각을 한다. 정책은 책상 위에서 만들어지지만, 그 성패는 아이들 곁에서 결정된다는 것이다. 아이들과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교육을 실천하는 한 사람으로서, 정책이 현장을 만날 때 비로소 완성된다고 믿는다.

 

충북교육청이 추진하고 있는 ‘이주 배경 영유아 다 보듬 교육 활동 지원 사업’은 그런 점에서 분명 긍정적인 방향을 향하고 있다. 지난해 일부 기관에서 시범 운영되던 이 사업은 올해 외국인 가정, 다문화 가정, 중도 입국 자녀, 특수·장애 영유아 기관까지 대상을 확대하며 정책적 의지를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타 시·도에 비해 비교적 빠르고 적극적인 행보라는 점도 평가할 만하다.

 

이번 사업은 자원봉사자와 보조 인력을 활용해 현장의 부담을 줄이고, 언어·문화·정서 통합 접근을 기반으로 교육 활동의 실행력을 높이고자 한다. 계절별·주제별 언어 놀이, 세계 음식 만들기, 전통 의상 꾸미기 같은 문화 체험 프로그램은 아이들이 또래와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다양성과 상호 존중을 배울 수 있도록 돕는다.

 

인형극과 감정 카드 등을 활용한 심리·정서 안정 프로그램, 학부모 대상 놀이 코칭과 생활 한국어 교실 등 연계 프로그램 역시 정책적으로 충분히 의미 있는 시도다.

 

그러나 현장에서 아이들을 직접 만나는 입장에서 한 가지 아쉬움이 남는다. 영유아 언어 교육의 핵심은 ‘글자’ 이전에 ‘소리’라는 점이다. 우리는 종종 한국어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아이들을 문자 중심의 학습으로 이끌지만, 특히 이주 배경 영유아에게 언어는 먼저 귀로 듣고, 몸으로 느끼며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경험이어야 한다.

 

노래는 그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반복적인 리듬과 소리를 통해 아이들은 언어의 억양과 구조를 익히고, 그 다음에 글자를 만나게 될 때 훨씬 수월하게 받아들인다. 이는 단순한 학습 기법이 아니라 정서 안정과 자신감 형성에도 큰 도움이 된다. ‘배워야 하는 것’이 아니라 ‘즐기는 것’이 될 때, 언어는 아이 안에 빠르게 자리 잡는다.

 

행정이 제도와 예산을 마련했다면, 이제는 현장의 작은 경험과 제안에 더 귀 기울일 때다. 유아를 직접 담당하는 교육 현장에 맞는 세밀한 프로그램 보완이 이뤄진다면, 충북의 이주 배경 영유아 교육은 단순한 ‘확대 사업’을 넘어 전국적인 모범 사례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어린이집 원장으로서 다문화 가정도, 외국 국적 아동도 차별 없이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는 공간을 지향한다. 아이 한 명, 한 명의 성장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두고, 앞으로도 다문화 교육에 대한 연구를 출판과 강의로까지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아이 곁에서 함께 웃고, 노래하고, 손을 잡아주는 그 작은 노력들이 모일 때, ‘다 보듬 교육’은 비로소 이름 그대로 모두를 품는 교육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