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최영규 기자 | 휴대폰을 정지해 사용하지 않았던 고객이, 아무런 사전 고지나 확인 절차 없이 채권추심 대상자로 전락하고 신용도까지 훼손되는 일이 발생했다. 요금은 약 18만 원. 고객은 “단 한 통의 통화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통신사는 “절차상 문제없다”며 요금 납부 외 대안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LG유플러스(홍범식 대표이사 사장) 고객 A씨는 지난 1월, 채권추심회사로부터 “미납 변제 기한 경과 시 실거주지 조사 예정”이라는 문자메시지를 연이어 받은 뒤에야 자신이 연체자이자 채권추심 대상이 됐다는 사실을 인지했다고 밝혔다. A씨는 “휴대폰을 정지해 둔 상태였고, 사용하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채권추심이 시작됐다”며 강한 충격과 공포감을 호소했다.
A씨에 따르면 문제의 휴대폰 번호는 지난해 2월 고객센터를 통해 사용 정지를 신청한 상태였다. 그러나 LG유플러스 내부 정책에 따라 정지 기간이 최대 180일로 제한되면서, 지난해 8월 25일 자동으로 정지가 해제됐다. A씨는 이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다시 요금이 부과됐고, 이후 미납을 이유로 지난해 12월 재정지 처리됐다.
이 과정에서 고객에게 자동 해제 사실이나 요금 발생에 대한 별도의 명확한 안내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된다. A씨는 “정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한 적도 없고, 해제된 뒤에도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았다”며 “이런 상태에서 연체자로 몰려 채권추심까지 넘어간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 1월 12일 LG유플러스 고객센터와의 통화 녹취에서도 고객과 회사 측의 인식 차는 극명하게 드러난다. 고객센터 상담원은 “정지는 최대 180일까지만 가능하고, 이후 자동 해제되는 것이 정상 절차”라며 “미납 요금은 납부해야 하며, 요금을 내지 않으면 채권추심 이관을 해제할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A씨가 “자동 해제 사실을 몰랐고, 해제 후 단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다”고 항의했지만, 상담원은 “법적·절차적 문제는 없다”는 답변을 반복했다. 요금 부과의 정당성이나 채권추심 이전의 별도 확인 절차에 대해서는 별다른 설명이 없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A씨는 1월 12일부터 15일까지 고려신용정보로부터 하루가 멀다 하고 채권추심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문자에는 ‘채권회수 착수’, ‘미납 변제 기한 확인 요망’, ‘기한 경과 시 실거주지 조사 예정’ 등의 표현이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A씨는 “법적 용어를 가장한 사실상 공갈성 문자가 매일 날아왔다”며 “신용불량자 취급을 받는 것도 모자라 가족과 주변까지 영향을 받을까 극심한 불안에 시달렸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채권추심 관련 문자에는 담당자 실명과 전화번호까지 기재돼 있어 심리적 압박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통신사의 ‘자동 정지 해제→요금 발생→미납 처리→채권추심 이관’ 구조 자체가 소비자에게 과도한 책임을 전가하는 방식이라고 지적한다. 특히 사용 여부와 무관하게 요금이 발생하고, 채권추심 전 고객 확인 절차가 사실상 형식에 그친다면 신용 훼손 피해는 고스란히 개인의 몫이 된다.
그럼에도 LG유플러스 측은 고객센터를 통해 “정상적인 절차에 따른 조치”라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고객이 문제를 제기해도 해결책은 ‘요금 전액 납부’ 외에는 제시되지 않는다. 자동 해제에 대한 사전 고지 방식, 채권추심 이관 전 별도 확인 절차 등 구조적 문제에 대한 설명이나 개선 의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통신요금 연체가 곧바로 채권추심과 신용도 하락으로 이어지는 현재의 구조에 대해, 정부 차원의 실태 조사와 제도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특히 ‘실거주지 조사 예정’과 같은 표현을 앞세운 채권추심 문자에 대해서는 불법·과잉 추심 여부를 명확히 가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용하지도 않은 휴대폰 요금 18만 원을 둘러싼 이번 사례는, 통신사의 내부 편의적 정책과 채권추심 시스템이 결합될 경우 소비자가 얼마나 쉽게 연체자·신용위험자로 전락할 수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자동화된 절차 뒤에 숨은 책임 공백을 방치한다면, 제2·제3의 피해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