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문채형 기자 | 금호석유화학이 지난해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감소하며 수익성 악화 우려를 낳고 있다. 석유화학 업황 악화와 원자재 가격 상승이라는 이중고가 겹치며 경영 환경은 더욱 복잡해진 상황이다. 금호석유화학의 실적 부진 원인과 향후 회복 가능성을 살펴본다.
2022년 금호석유화학의 연결 기준 매출은 7조 1,55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3.1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728억 원으로 23.59% 감소했다. 순이익 역시 3,485억 원으로 22.00% 줄어들며 수익성 악화를 보여주었다.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은 각각 3.81%, 4.87%로 떨어졌고, 2021년 석유화학 호황 이후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의 실적 악화는 주요 사업 부문인 합성수지와 페놀유도체 부문에서 두드러졌다. 합성수지는 매출 1조 2,829억 원에도 불구하고 영업손실 184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손실 규모가 세 배 이상 증가했다. 페놀유도체 부문은 매출이 1조 6,352억 원으로 성장했음에도 영업손실 179억 원으로 부진했다. 합성고무 부문은 매출 2조 7,952억 원에 영업이익 1,008억 원으로 비교적 선방했으나, 전체 실적 하락을 막지는 못했다.
부진 원인은 중국 저가 제품과 원자재 가격 상승이 꼽을 수 있다. 중국산 저가 제품 유입으로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었으며, 이는 전체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주요 원자재인 부타디엔(BD), 벤젠 등의 가격 상승은 비용 부담으로 작용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석유화학 제품 전반의 수요가 준 것도 원인이다.
금호석유화학의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존재한다. 특히 주요 제품 가격 반등과 생산 확대 전략이 긍정적 신호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의료·위생용 장갑의 핵심 원료인 NB라텍스는 금호석유화학 매출의 약 40%를 차지한다. 회사는 지난해 NB라텍스 생산 능력을 기존 71만 톤에서 94만 6,000톤으로 증설하며 경쟁력을 강화했다.
미국 관세 정책의 반사이익도 기대된다. 미국이 중국산 의료·수술용 장갑에 대해 관세를 50%에서 내년 100%로 인상하기로 하면서, 금호석유화학은 반사이익을 누릴 가능성이 커졌다. 주요 고객인 말레이시아 및 태국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 확대가 예상된다.
제품 가격 반등 가능성도 높다. 원재료 가격 상승, 국제 유가 상승, 동북아 지역 석유화학 설비 정비 등으로 합성수지와 페놀유도체 제품의 가격이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금호석유화학은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악화를 겪으며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NB라텍스 생산 확대와 글로벌 시장 변화로 인한 긍정적 요인들이 회복의 신호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향후 금호석유화학이 이러한 도전에 어떻게 대응하고, 경쟁력을 강화할 전략을 마련할지 주목된다.